하락장은 ‘만날지 여부’가 아니라 ‘언제 오느냐’의 문제입니다. 이번 9편은 드로다운 대응을 미리 문서화해 감정 개입을 최소화하는 실전 매뉴얼입니다. 72시간 행동 규칙, 추가매수 밴드, 현금·채권 탄약 사용, 커뮤니케이션 룰까지 표준 절차로 정리했습니다.
1) 드로다운이란 무엇인가
드로다운은 자산이 직전 고점 대비 얼마나 하락했는지를 뜻합니다. 개인 투자자는 ‘평균 매입가 대비 손실’보다 ‘포트폴리오 고점 대비 하락폭’을 지표로 삼는 편이 일관적입니다. 기준이 명확해야 행동 규칙을 기계적으로 적용할 수 있습니다.
핵심 포인트
- 측정 기준: 포트폴리오 평가액의 고점 대비 하락률
- 점검 주기: 주 1회 고정(장중 확인 금지)
- 기록 도구: 간단한 시트(날짜·고점·현재·하락률)
2) 72시간 규칙: 급락 뉴스에 반사행동 금지
큰 하락을 접했을 때 바로 매도·종목 교체를 하면 오류가 심해집니다. ‘72시간 룰’을 정해 급락 당일에는 매매를 하지 않습니다. 다음 날 포트폴리오 로그를 갱신하고, 3일째에만 사전 정의된 보강 규칙을 실행합니다.
일자 | 해야 할 일 | 하지 말 것 |
---|---|---|
Day 0(급락) | 체결 중단, 로그 백업 | 임의 매도·종목교체 |
Day 1 | 낙폭 계산, 밴드 이탈 확인 | 뉴스 따라 실시간 추격 |
Day 2 | 현금·채권 탄약 점검 | 목표 비중 무시한 편중 |
Day 3 | 사전 규칙에 따른 보강 집행 | 즉흥적 금액 변경 |
3) 추가매수 밴드: -10/-20/-30% 계단식
하락 구간에서 ‘얼마나, 무엇을’ 살지 미리 정하면 심리가 편해집니다. 코어 지수형만 대상으로 하고, 위성은 보수적으로 접근합니다. 아래 표는 교육용 예시로, 각자 여유자금·성향에 맞춰 조정하세요.
포트폴리오 낙폭 | 행동 | 비고 |
---|---|---|
-10% | 다음 2차수 납입금 100%를 코어로 | 매도 없이 보강 |
-20% | 현금/단기채 탄약의 1/3 투입 | 국내·미국 코어 반반 |
-30% | 탄약 1/3 추가+분배금 전액 재투자 | 리츠·위성 신규 매수 금지 |
-40% | 잔여 탄약 투입, DCA 배수(×1.5) | 리스크 허용 범위 내 |
4) 탄약 설계: 현금·채권을 ‘리밸런싱 연료’로
평시엔 현금이 복리를 저해할 수 있지만, 목적성 탄약은 예외입니다. 생활비 6개월 외에 투자 전용 탄약 5~10%를 현금/단기채로 유지하고 급락 시 코어 보강에만 씁니다. 사용 후에는 6~12개월에 걸쳐 원위치로 복구합니다.
- 구성 예: 현금 50%, 단기채 50%
- 용도 제한: 코어 지수형 보강 외 사용 금지
- 복구 규칙: 분기당 1~2%p씩 탄약 재충전
5) 리밸런싱 우선순위: 신규 납입 → 분배금 → 매도
하락장에서의 리밸런싱은 비용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신규 납입과 분배금으로 부족 자산을 메우고, 여전히 밴드 이탈이면 연간 정기일에 일부 매도를 검토합니다. 시장가 대신 지정가를 사용해 체결 비용을 줄이세요.
6) ‘중단 금지’와 예외 조항
자동이체·정기주문·재투자는 하락장에도 유지합니다. 다만 생계 위기, 건강·직장 변동 같은 불가피 사유는 예외로 기록합니다. 예외 적용 시에도 포트폴리오 매도 대신 납입 일시 정지만을 우선 고려합니다.
선언문 예시
하락장 중 자동이체·재투자 중단 금지. 예외: 생계 위기/의료비/실직 등. 예외 시 기록 필수, 회복 후 3개월 내 정상화.
7) 포트폴리오 점검 체크리스트(하락장 전용)
- ① 현재 비중 vs 목표 비중: 코어 부족률%
- ② 낙폭 단계: -10/-20/-30/-40% 중 어디인가
- ③ 탄약 잔량: 현금·단기채 합계 %
- ④ 신규 납입·분배금 스케줄: 다음 집행일
- ⑤ 거래 비용: 스프레드·수수료 로그 확인
8) 심리 관리 툴킷: 체크리스트·타임캡슐
감정이 올라오면 ‘규칙 문서’를 큰 소리로 읽으세요. 과거 하락장에서의 회복 그래프, 본인의 장기 목표 시트를 한 페이지로 모아 ‘타임캡슐’로 보관합니다. 장중 앱 알림은 최소화하고 주 1회만 확인합니다.
9) 사례로 보는 대응(교육용)
코어 75%, 현금흐름형 25% 포트폴리오가 6개월 만에 -22% 하락했다고 가정합니다. 72시간 룰을 지킨 뒤, 탄약 1/3과 다음 두 차수 납입금을 코어에 집중합니다. 분배금은 전액 재투자하고, 위성 신규 매수는 금지합니다. 이후 3개월간 밴드 내 복귀를 목표로 합니다.
10) 복구 단계: ‘원상 회복’이 아닌 ‘목표 회귀’
복구는 과거 고점 회복을 쫓는 게 아니라 목표 비중과 규칙으로 돌아오는 과정입니다. 코어 비중이 정상화되면 탄약을 분할 충전하고, 위성은 합계 20% 내에서 재정렬합니다. 규칙 변경은 분기 점검일에만 허용합니다.
FAQ
하락장에서 배당·리츠를 늘려도 되나요?
현금흐름 유혹이 커지지만 코어 우선 원칙을 지키세요. 코어 정상화 전에는 리츠·커버드콜 신규 매수를 미루고, 분배금은 코어 재투자에 활용합니다.
손절 기준을 정해야 하나요?
장기 적립식에서는 손절보다 밴드 리밸런싱이 효율적입니다. 다만 개별 종목 리스크가 크다면 ETF 중심으로 단순화해 구조적 손실 가능성을 줄이세요.
추가매수 자금이 부족하면 어떻게 하나요?
다음 차수 납입금과 분배금 전액을 코어에 배정하세요. 탄약이 없다면 납입 배수를 일시적으로 높였다가 회복 후 원래 수준으로 복귀합니다.
마무리: 위기는 규칙의 시험장
오늘은 ① 72시간 룰 ② 추가매수 밴드 ③ 탄약 사용·복구 규칙을 한 장에 문서화하세요. 다음 10편에서는 연간 점검 리포트 작성법으로 1년간의 규칙 준수 정도와 개선안을 정리하는 방법을 안내합니다.